
녹음 파일을 다른 언어로 번역해 달라는 요청은 대부분 "녹음을 그대로 번역해 주세요"라는 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음성 파일을 곧바로 다른 언어의 글로 바꿔주는 도구는 없습니다. 실제로는 소리를 먼저 원본 언어의 글자로 바꾸는 전사(STT, Speech-to-Text) 단계를 거친 다음, 그 글을 번역하는 두 단계로 나뉩니다. 이 글은 이 두 단계에 검수까지 더한 4단계를 순서대로 정리하고, 각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오역이나 누락을 줄일 수 있는지 다룹니다.
왜 녹음이 아니라 전사본을 번역하나요?
번역 엔진은 텍스트를 입력으로 받습니다. 음성을 곧바로 다른 언어의 음성이나 텍스트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원본 언어로 정확한 글이 나와야 그 글을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사 단계의 품질이 낮으면 번역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 전체가 틀어집니다. 예를 들어 전사 단계에서 화자 이름이나 전문 용어를 잘못 알아들었다면, 번역은 그 틀린 단어를 그대로 옮길 뿐입니다. 번역 결과를 확인할 때 번역 자체보다 원본 전사본을 먼저 의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녹음 번역, 4단계로 끝내기
1단계: 녹음 파일 준비
전사를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녹음에 등장하는 언어가 하나인지 여러 개인지입니다. 인터뷰 중간에 상대방이 영어로 길게 답하거나, 회의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쓰는 경우가 흔한데, 대부분의 전사 서비스는 파일 하나에 원본 언어를 하나만 지정하도록 되어 있고 Subanana의 파일 업로드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정한 언어와 다른 언어가 등장하는 구간은 자동으로 감지되어 바뀌지 않고, 처음 지정한 언어를 기준으로 계속 처리됩니다. 언어 혼용이 많은 녹음이라면 이 구간을 검수 단계에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화자가 몇 명인지입니다. 인터뷰 1명, 회의 3명 이상처럼 화자 수를 미리 알고 있으면 다음 단계에서 화자 분리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2단계: 전사
원본 언어를 지정하고 파일을 업로드하거나(음성·영상 파일 모두 가능),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의 공개 링크를 붙여넣어 전사를 시작합니다. Subanana의 회의록·전사 도구는 이 단계에서 참여 인원수를 직접 지정하거나 자동 감지에 맡길 수 있고, 문장 부호와 문단 구분이 자동으로 적용됩니다(끌 수 있는 옵션이 아닙니다). 화자가 여러 명인 녹음이라면 화자 분리(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구분하는 것)는 전사 정확도와는 별개의 기술적 문제라서, 단어는 정확히 받아 적혔는데 화자 라벨만 틀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부분의 원리는 화자 분리 음성 인식 원리 설명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3단계: 번역
전사가 끝난 텍스트에 번역 대상 언어를 지정합니다. Subanana의 전사·회의록 모드는 한 번의 작업에서 번역 대상 언어를 하나 선택하는 구조이고, 두 개 이상의 언어로 동시에 번역해야 한다면 언어별로 각각 작업을 지정해야 합니다. 회의나 인터뷰처럼 결과물을 문서 하나로 정리하려는 경우 대부분 번역 대상이 하나이므로 이 구조로 충분하지만, 여러 언어권 독자에게 동시에 배포해야 한다면 미리 감안해야 할 부분입니다. 인명, 지명, 회사명, 전문 용어처럼 잘못 옮겨지면 곤란한 단어는 번역을 실행하기 전에 Subanana의 용어집(Glossary)에 미리 등록해 두면, 전사와 번역 양쪽에서 같은 표기가 유지됩니다.
4단계: 검수
번역까지 끝난 결과물을 그대로 쓰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1단계에서 언어 혼용 구간이 있었다면 그 부분의 번역이 맞는지 원문과 대조합니다. 둘째, 전문 용어나 고유명사가 일관되게 옮겨졌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Subanana의 편집기에는 LLM이 오타(잘못 알아들은 단어)와 문장 부호 오류를 대상으로 교정을 제안하고 0~100점 품질 점수를 매기는 단계가 있는데, 이건 원본 전사본의 텍스트 품질을 보는 것이지 번역 자체의 정확도를 보장하는 기능은 아닙니다. 번역 결과의 최종 확인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읽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CLOVA Note로 녹음을 번역할 수 있나요?
"녹음 번역"을 검색하면 CLOVA Note가 가장 먼저 나오지만, 실제로 확인해보면 CLOVA Note는 이 작업에 맞는 도구가 아닙니다. CLOVA Note의 공식 도움말 어디에도 전사 결과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기능은 안내되어 있지 않습니다. 음성 인식 자체는 한국어, 한국어+영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번체)를 지원하지만, 이건 "이 언어로 말한 걸 알아듣는다"는 뜻이지 "알아들은 내용을 다른 언어로 옮겨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료 사용량도 참고할 부분이 있습니다. CLOVA Note는 월 300분(데이터 활용에 동의하면 600분)까지 무료이고, 세션당 180분·300MB 제한이 있으며 음성 파일만 지원합니다(영상 업로드 불가). 그리고 개인용 유료 요금제는 따로 없습니다. 유료로 쓰려면 기업용 네이버웍스 요금제(월 2만원부터, 조직 단위 결제)로 넘어가야 합니다. 즉 "녹음 번역"을 검색해서 CLOVA Note에 도착한 사람이 실제로 찾는 결과물(번역된 텍스트)은 CLOVA Note 안에서 만들 수 없고, 무료 사용량을 넘기면 개인이 추가로 결제할 방법도 없습니다.
다른 도구들도 사정이 다릅니다. Notta는 Pro 요금제부터 번역 기능을 포함하고, 별도 번역 애드온(월 69달러, 월 100200회)을 얹을 수 있어 번역 자체는 지원하지만 부가 결제 구조가 붙습니다. Daglo는 녹음 전사 자체는 무료 플랜에서도 무제한이고 회의·강의 녹음을 텍스트로 바꾸는 데 강하지만, 번역은 문서 번역(레이아웃 유지) 쪽에 가깝습니다. Evernote는 AI Transcribe 기능으로 녹음을 전사하면서 자동 번역까지 지원하고 50개 이상 언어를 다루지만, 노트 앱 안에서 쓰는 기능이라 회의록이나 인터뷰 전사본을 독립된 문서로 다루려는 사람에게는 워크플로우가 다릅니다.
인터뷰나 회의 녹음을 번역해 회의록으로 만들기
녹음을 번역하는 목적 중 상당수는 자막이 아니라 문서입니다. 해외 파트너와의 인터뷰를 녹음해서 영어 회의록으로 정리하거나, 반대로 영어로 진행된 회의를 한국어 문서로 옮겨 팀에 공유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용도라면 자막 생성 도구보다 Subanana의 회의록 도구처럼 전사·요약·번역이 한 번에 묶인 회의록 모드가 더 맞습니다. 참고로 자막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워크플로우가 달라지는데, 그 경우는 음성 파일을 다국어 자막으로 번역하는 방법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전사 결과에 회의 요약까지 붙이고 싶다면, 요약에 쓰이는 AI 모델은 사용자가 직접 고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점입니다(번역이나 자막 교정에는 해당하지 않고, 회의 요약에서만 그렇습니다). 요약은 액션 아이템을 텍스트로 정리해주지만, 담당자를 시스템에 자동 배정하거나 마감일을 별도 작업 관리 도구로 넘기는 기능은 아니라는 점은 짚고 넘어갈 부분입니다. 텍스트 형태의 정리된 요약이 필요한 경우까지가 지원 범위입니다.
지금 시작하려면
- 언어가 하나뿐이고 화자가 1~2명인 짧은 인터뷰라면 파일을 올리고 원본 언어와 번역 대상 언어만 지정하면 됩니다.
- 언어 혼용이 있거나 화자가 여러 명인 회의라면, 화자 수를 지정하고 전사가 끝난 뒤 언어 혼용 구간부터 검수하세요.
- 인명·전문 용어가 많은 녹음이라면 번역을 실행하기 전에 용어집에 먼저 등록해 두는 편이 나중에 고치는 것보다 빠릅니다.
무료 플랜에서는 업로드한 파일마다 첫 15분을 미리보기로 확인할 수 있어서, 실제 자신의 녹음으로 전사·번역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먼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Subanana도 사용량이 무제한은 아닙니다. Free·Lite·Pro·Max 플랜마다 정해진 분 단위 사용량이 있고, 전사·번역 결과 파일 내보내기(SRT·TXT·DOCX 등)는 유료 플랜에서 제공됩니다. 요금제별 사용량은 요금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I 번역이 사람 번역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나요? 전사 단계에서 오류가 있으면 번역도 그 오류를 그대로 옮기기 때문에, 정확도는 번역 엔진보다 전사 품질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인명·전문 용어처럼 오역이 곤란한 부분은 용어집에 미리 등록하고, 최종 확인은 사람이 직접 읽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Q. 어떤 언어 조합이 지원되나요? 전사(원본 언어)와 번역 대상 언어는 같은 언어 목록을 씁니다. 즉 전사에서 고를 수 있는 언어라면 번역 대상으로도 고를 수 있습니다. 전사·회의록 모드는 한 번의 작업에서 번역 대상 언어를 하나 지정하는 구조입니다.
Q.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회의도 번역이 되나요? 파일 업로드는 원본 언어를 하나 지정해야 하고, 지정한 언어와 다른 언어가 등장하는 구간은 자동으로 감지되어 바뀌지 않습니다. 언어 혼용이 많다는 걸 미리 알고 있다면, 번역 결과에서 그 구간을 검수 단계에서 따로 확인하세요. 자세한 내용은 위 1단계를 참고하세요.
Q. 번역이 끝난 전사본을 나중에 수정할 수 있나요? 편집기에서 LLM이 오타와 문장 부호 오류에 대해 교정을 제안하고 사용자가 하나씩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교정은 원본 전사본의 텍스트 품질을 다듬는 기능이고, 번역문 자체의 뉘앙스나 어색한 표현을 고쳐주는 기능은 아니므로 번역 결과는 직접 읽어보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